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 16곳의 정시비중이 40%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들 대학에서 늘어나는 정시모집 인원은 6000명 수준이다. 정부가 설정한 정시확대 시점은 현재 중3이 대입을 치르는 2023학년도지만 현재 고1 대상 2022학년도에 조기 달성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28일 발표했다. 정시를 늘리도록 요구받은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다.
16개 대학이 정시비중을 40%로 올렸을 때 정시모집 인원은 2만412명이다. 현재 고2가 치르는 2021학년도 대비 5625명(38%) 증가한다. 정시가 40% 이상이지만, 실질적으론 45% 수준이다.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오는 인원(수시이월인원) 때문에 실제 정시 증가 인원은 6000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시 확대엔 서울대와 고려대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서울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위주로 학생을 뽑아왔다. 2021학년도 정시비중이 21.9%다. 나머지는 학종이다. 지난해 대입개편에서 ‘정시 30%룰’(모든 대학이 정시 30% 이상 선발)로 결론이 나자 2022학년도 30.3%로 늘렸지만 10% 포인트 더 늘려야 한다. 10년 전인 2010학년도(정시 42.1%)로 돌아가는 것이다.
고려대는 2021학년도에 학종 47.5%, 학생부교과와 수능을 각각 27.8%, 18.4%로 예고했다. 학생부교과를 30% 뽑으면 정시 30%룰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규정을 염두에 두고 학생부교과 비중을 늘렸다. 2022학년도부터 정시 30%를 빠져나가려다 18.4%에서 40%까지 정시 비중을 올려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 이들 16개 대학의 정시비중 변화는 다른 수도권 대학 및 비수도권 대학에도 연쇄반응을 일으킬 전망이다.
현재 고1은 내년 4월로 예정된 2022학년도 대학별 전형계획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서울대가 정시비중을 30.3%로 미리 발표했지만 다른 대학들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내신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은 이번 겨울방학부터 수능위주 학습 패턴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중3 이하 학년도 영향을 끼친다. 정시 40% 이상이 확정되는 현 중3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특수목적고 폐지 직전 학년인 초등학교 5학년까지는 자사고나 교육 특구 일반고 지원 경향이 뚜렷해질 수 있다.
정부는 내년에 법령을 개정해 모든 대학이 사회적배려대상자를 10% 이상 뽑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재 전국 평균은 11.1%(고른기회전형) 수준이지만 수도권 대학은 8.9%, 비수도권 대학 12.6%로 편차가 있다. 또 수도권 대학에는 지역균형 선발 비율을 1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