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한완상
저자 한완상은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에모리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유니온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교수,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상지대 총장, 부총리 겸 통일원장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대한적십자 총재를 역임했다. 참 지식인,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며 사회과학자, 행동하는 양심, 자원봉사자의 본보기가 되어왔다. 또한 한국 사회와 교계의 환부를 예리하게 진단, 처방하는 소명을 다하고 있다. 엄혹했던 현대사의 격랑으로 두 번의 해직과 수형 생활을 겪어야 했지만, 힘의 논리 위에 서 있는 ‘평화 지키기’보다 나눔과 비움, 그리고 발악(發惡)이 아닌 발선(發善)을 통해 세우는 ‘평화 만들기’를 끝까지 주창한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 전쟁을 경험하고, 껍데기뿐인 민주주의로 말미암아 독재와 비리, 사회의 부조리를 일찍부터 경험했기에 ‘개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치료하는 예수 같은 의사’ 곧 소셜 닥터(social doctor)의 길이 그에게는 거역할 수 없는 소명이었다. 그 이력은 높고 범상치 않으나 지향점은 항상 ‘낮은 곳’이었다. 저서로 『예수 없는 예수 교회』, 『한국 교회여, 낮은 곳에 서라』, 『현대사회와 청년문화』, 『지식인과 허위의식』, 『민중과 지식인』 등 다수가 있다. 최근 『한겨레』에 남북관계 평화 움직임을 향한 열망을 담은 비망록을 연재했다
목차
들어가며
제1부 바보의 힘
바보 예수의 힘
부활, 그 아름다운 얼굴
희망, 그 놀라운 힘
평화를 만드는 ‘불구하고’의 사랑
승리주의의 유혹을 넘어선 예수의 승리
창녀 마리아를 사랑한 예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하나님
제2부 보시니 참 아팠더라
한국 교회 안에서 외로운 예수
예수 없는 교회의 공허한 신앙 고백
예수의 격노가 향한 곳
현주소 없는 나그네 예수의 운동
‘참으로 좋은’ 하나가 되는 길
제3부 역설의 행복
예수따르미의 역설적 행복코드
자기 비움, 남 채움
첫째의 꼴찌하기
원수가 나를 사랑하다니
뜻 없이 달리는 신앙을 넘어
항상, 쉬지 말고, 범사에
제4부 참바보가 되는 교회
물동이를 버린 사마리아 여인
브로커 없는 사랑나라
서로 지려고 하는 바보 공동체
중심이 서 있는 변두리 교회
평화 만들기와 발선
제국의 평화, 예수의 평화
책속으로
바울은 예수의 바보스러움을 하나님의 어리석음으로 표현하면서, 그러나 이 하나님의 바보스러움이 예수의 패배와 고난과 죽음을 통해 오히려 하나님의 힘과 지배로 나타난다고 해석했습니다. 탁월한 신학적 해석입니다. 예수 죽음이 옳은 선택에서 나온 것임을, 하나님은 그의 부활을 통해 입증하시고 옹호하셨으며, 반대로 예수를 죽인 제국과 문명의 독선과 폭력은 궁극적으로 패배할 것임을 밝힌 것이라고 바울은 신학화했습니다. 여기서 갈릴리 예수의 바보 같은 하나님나라 운동이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을 통해 초대교회 운동으로 연결되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
-1부 ‘바보의 힘’에서(26쪽)
자아실현의 수준을 뛰어넘어, 먼저 자기 힘을 빼 남에게 주는 것, 나와 남이 함께 서로 비워 서로 채워줌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높은 성취 수준을 자타실현이라고 표현해봅시다. 예수가 산 위에서 설파하신 메시지 가운데에서 자타실현의 단초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내 속옷을 탐내는 사람에게 겉옷까지 내주기, 5리 가자고 하면 10리까지 가주기를 권장하셨던 예수께서는 남의 눈 속에 있는 작은 티 같은 결점보다 자기 눈 속에 있는 대들보 같은 결점을 먼저 보라고 하셨지요. 이것은 모두 자기 낮춤과 자기 비움의 실천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런 가르침에 한걸음 더 나아가 원수를 사랑하라고 명령하시지요. 이것은 참으로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확실히 자기 비움과 낮춤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원천적으로 끊어낼 수 있다는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원수 사랑하기는 평화 만들기의 확실한 논리요 윤리요 힘입니다.
-1부 ‘바보의 힘’에서(65쪽)
교회 안에서 예수를 거룩, 거룩하신 만왕의 왕으로 더 높이면서도 교회 밖에서는 지극히 적은 사람들을 더 적은 자로 축소시키는 일에 주저하지 않으며, 이미 열등감으로 부당하게 시달리는 꼴찌들을 더욱 잔인하게 꼴지 자리에 못 박는 일을 서슴지 않고 강행하는 기독교의 현실을 볼 때마다 저는 또한 전율하고 분노하게 됩니다. 예수가 지금 우리 곁에 오시어 제도교회에 오신다면(저는 오시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도무지 이 사람들이 누군지 알지 못하겠군요.
이들이 나를 믿는다고 하는 기독교 신자라면, 나는 결단코 기독교 신자가 아닙니다.
나는 갈릴리 예수입니다.”
-2부 ‘보시니 참 아팠더라’에서(119쪽)
신학적으로 보면, 예수가 세상에 오신 것 자체가 첫째의 꼴찌 되기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성육신은 전지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시어 저 높고 높은 곳, 저 거룩한 곳에 계신다고 믿었던 절대자 하나님이 낮고 천한 인간의 구체적 모습으로 육화하신 사건입니다. 바로 이 같은 성육신 사건은 절대적 외재신이 스스로 그 절대권력을 비워서 사람 속으로, 역사 속으로, 세상 속으로 찾아오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의 하나님의 참본성입니다.
-3부 ‘역설의 행복’에서(193쪽)
그때 미국 대사가 미국 감리교인으로 선교사로 왔던 분이었습니다. 그는 미국 에모리 대학에서 17년 동안 총장으로 봉직하면서 한국 민주화를 지원했던 예수따르미였습니다. 그는 1960년 선교사로 와서 연세대 신학대학에서 윤리학을 가르쳤습니다. 레이니 박사가 우리나라 대사로 왔기에 저는 국무위원으로서 이 분과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하루는 레이니 박사가 청와대에서 마음이 상해 나오면서 제게 물었습니다. “이봐요, 한 박사, 북한은 당신의 동족이 아니요?” 이때 저는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냉전 근본주의와 기독교 근본주의 모두를 뜨겁게 수용한 기독교 신자는 공적 영성을 지니기 힘듭니다. 공적 영성이란 하나님의 영성이며 예수의 영성입니다.
-4부 ‘참바보가 되는 교회’에서(301쪽)
출판사 서평
“제가 기독교 신자라는 사실을 요즘처럼 서글프게 생각한 적은 일찍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미국 유니온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한평생 신자로 살아온 참지식인이자 참그리스도인 한완상 박사는 이 책의 서두를 이러한 말로 시작한다. 한완상 박사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엄혹했던 현대사의 격랑에서 참지식을 실천하다 두 번 교수직에서 해직 당하고 투옥되기까지 했다. 그 뒤 독재와 비리, 사회의 부조리를 경험하면서 ‘개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치료하는 예수 같은 의사’ 곧 소셜 닥터(social doctor)의 길을 걸어왔다. 한완..
“제가 기독교 신자라는 사실을 요즘처럼 서글프게 생각한 적은 일찍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미국 유니온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한평생 신자로 살아온 참지식인이자 참그리스도인 한완상 박사는 이 책의 서두를 이러한 말로 시작한다. 한완상 박사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엄혹했던 현대사의 격랑에서 참지식을 실천하다 두 번 교수직에서 해직 당하고 투옥되기까지 했다. 그 뒤 독재와 비리, 사회의 부조리를 경험하면서 ‘개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치료하는 예수 같은 의사’ 곧 소셜 닥터(social doctor)의 길을 걸어왔다. 한완..
미국 유니온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한평생 신자로 살아온 참지식인이자 참그리스도인 한완상 박사는 이 책의 서두를 이러한 말로 시작한다. 한완상 박사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엄혹했던 현대사의 격랑에서 참지식을 실천하다 두 번 교수직에서 해직 당하고 투옥되기까지 했다. 그 뒤 독재와 비리, 사회의 부조리를 경험하면서 ‘개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치료하는 예수 같은 의사’ 곧 소셜 닥터(social doctor)의 길을 걸어왔다.
한완상 박사는 교리의 예수는 한국 교회에 건재한데, 사랑의 예수와 평화의 예수는 실종되고 말았음을 외친『예수 없는 예수 교회』(2008. 김영사)를 내놓은 뒤, 한국 교회가 예수를 더욱 우악스럽게 교회에서 추방하고 있는 모습을 목도한다. 그에 대해 절박하게 안타까운 심정을 느끼며, 한국 교회와 예수따르미들이 나아갈 진정한 길이 무엇인지를 다시 이야기해보고자 새길교회 등에서 평신도로 설교한 내용을 엮어 『바보 예수』를 내놓았다.
한완상 박사가 보기에 한국 교회는 십자가에 달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를 절규한 갈릴리 예수가 아닌,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위엄을 지닌 위풍당당한 권력의 화신 예수가 장악하고 있다. 특히 6.25전쟁을 경험하고 과거 통일부총리직을 수행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힘써온 한완상 박사에게, “아름답게 하나 되라”는 예수의 평화 메시지를 무시하고 북한을 적대적 원수, 죽여 없애야 할 사탄으로만 바라보는 기독교 근본주의 신앙인들의 행태는 더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더 나아가 선한 사마리아인의 깊은 동고심(同苦心)으로 북한 동포를 보살피려는 일보다 북한 동포를 기독교 교리로 교화시켜 그곳에 기독교 왕국을 세우려는 일에 더 적극적인 일부 대형교회 지도자들의 모습 또한 크게 걱정스럽다. 이 책에는 오랜 시간 한반도의 평화를 타는 목마름으로 염원해온 한 지식인의 외침이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에 빗대어 녹아들어 있다.
바보, 바로 보고 바로 보살펴주는 사람
한완상 박사가 보기에 절대 고독을 느끼면서 홀로 십자가를 지고 있는 예수는, 오늘 한국 교회 안에서 더더욱 외로워지고 있다. 예수의 십자가는 자기 비움, 자기 지움의 깊고 높은 사랑의 힘이다. 철저히 자기를 비우면서 남을 생명으로 채워서 새 존재로 세워주는 힘이다. 그러한 자기 비움의 감동은 예수의 말씀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고난과 죽음 전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진정한 예수따르미가 되려면 예수의 바보스러움을 주목해야 한다. 바보란 “바로 보고, 바로 보살펴주는 사람”이다. 즉, 일상성의 테두리 안에 사는 사람들이 바로 보지 못하는 것을 바로 보기에 바보이고,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죽어가는 사람을 모른 척하지 않고 바로 보살폈기에 바보인 것이다. 기득권을 즐기는 힘 있는 사람들은 바보들을 왕따 시키고, 핍박하고, 착취하고 차별한다. 바로 그러했기에 예수도 처음부터 그의 고향이라는, 일상성의 세계에서 환영 받지 못했다.
한완상 박사는 예수의 말씀 중 바보 같은 메시지에 주목했고, 또 바보스러운 선택을 연속해온 그 삶과 죽음, 부활의 과정을 이야기했다. 한완상 박사는 예수 당시 로마제국의 승리주의, 즉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를 외치던 시저의 욕망과 그러한 승리주의에 가담할 유혹을 느끼면서도 이내 이를 떨쳐내 ‘우아한 패배’의 길에 다다른 예수의 모습에 주목한다.
광야의 시험에서부터 예수는 바보스러움을 택했다. 사탄이 제공하겠다는 현실적인 권력을 손에 쥐는 것은 로마제국의 변방 식민지 청년, 메시아를 기다리는 민중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인간 예수에게 크나큰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는 더 큰 사랑의 실천을 위해 그 유혹을 물리쳤다. 이것은 세속적인 잣대로 평가하면 지금 기준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의 권력이 더더욱 노골적인 힘을 발휘하던 그 당시 상황을 보더라도 분명 바보 같은 일이다. 산 위에서의 첫 설교에서도 “가난한 사람, 굶주리는 사람, 지금 슬피 우는 사람들은 복이 있고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고 함으로써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새빨간 빨갱이라고 불릴 만한 이야기를 해 여러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바보 같은 선언을 했다. “너에게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사람에게서 도로 찾으려 하지 말라.”는 말 또한 자본주의 시장의 거래를 근원적으로 부정하는 듯한 바보 같은 메시지이다.
탕자 같은 존재, 경멸 받았던 이방인, 여성, 죄로 인해 중병에 시달리는 죄인들 등 세상에서 꼴찌로 취급받는 사람들에 대한 지극한 배려와 사랑 또한 당시 힘 있는 율법주의자들이나 예루살렘성전 세력과 회당 세력들에게는 바보스러운 편애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바보 같았던 선택은 바로 십자가를 지고 죽음에 이르는 패배의 길을 선택해 갔다는 점이다. 제자들이 만류하고 예수를 지지하던 민중이 등 돌릴 만한 외로운 선택, 그러나 그러한 바보 같은 선택이 부활의 기적으로 이어져 초대교회의 숭고한 정신이 되었다. 진정한 예수따르미들이 가슴 깊이 새겨 본받아야 할 것은 바로 이러한 예수의 바보 같은 선택들이다.
‘바보 예수’를 본받아 첫째가 꼴찌 되고 원수와 아름답게 하나 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면 그때, 한반도에도 전 세계에도 고통과 분단, 전쟁을 극복하고 피할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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