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온라인예배 유지냐 중지냐… 목회자들 고심 깊어져
목회자 ‘중단’·성도 ‘유지’ 원해…
전문가 “영상 친숙한 이들 온라인예배 선호하는 것 당연”
입력 2020-12-22 03:02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가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동계연수회를 열고 개회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날 예배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으로 생중계됐다. 국민일보DB
코로나19 유행 이후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온라인예배가 교회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유튜브를 통한 예배 생중계는 필수가 됐고 다양한 영상 콘텐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온라인예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만남을 통한 공동체의 교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교회 전통이 온라인예배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목회자들은 온라인예배 중단을, 교인들은 유지를 원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지난 7월 발표한 통계에서도 이런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주일예배를 어떻게 드릴 것인지 묻는 항목(복수 응답)에 목회자의 44.0%가 ‘온라인을 활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모이는 예배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자는 24.9%에 달했고 ‘온라인예배·성경공부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자는 17.6%에 그쳤다.
교인들은 온라인예배 유지를 원했다. 코로나19 이후 교회가 강화해야 할 분야를 묻는 항목에 46.9%의 교인은 ‘온라인 시스템 구축 및 온라인 콘텐츠 개발’이라고 답해 목회자와 인식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교인들이 온라인예배를 선호하는 건 유튜브 사용자가 급증하는 사회현상과도 맥을 같이한다고 지적했다. 지용근 대표는 21일 “2019 언론수용자 조사를 보면 동영상 플랫폼으로 뉴스를 본다는 응답자가 47.1%에 달했고 이 중 90.6%가 유튜브를 사용한다고 답했다”면서 “영상에 친숙한 이들이 온라인 영상예배를 선호하는 건 당연한 일로 코로나19 이후 목회자들이 모이는 예배만 고수할 경우 교인들이 온라인예배가 활발한 교회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목회자들의 고민도 크다. 서울의 한 중형교회 A부목사는 “코로나19로 심방까지 모두 중단되면서 목회자들이 영상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시간이 많아졌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게 분명하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인력 충원 없이 온라인 사역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사역하는 B목사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대형교회는 온라인 사역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작은교회는 그럴 여력이 없을 것”이라면서 “사역의 불균형과 이에 따른 대형교회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교회와 사회의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는 CSI브리지 대표 이길주 목사는 “온라인 사역 확대는 한국교회가 머지않은 미래에 어차피 맞이할 일이었는데 코로나19로 그 시간이 앞당겨졌다”면서 “온라인예배를 경험한 교인들이 과거처럼 모이는 예배에만 집중할 가능성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어 “교회들이 미리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역자를 분리해 온라인 사역을 지속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Lectio_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19 이후의 10가지 변화 (0) | 2020.05.02 |
---|---|
‘한유총 사태’ 맞서 싸운 동탄비대위, 첫 ‘협동조합유치원’ 세운다 (0) | 2019.12.01 |
[국민일보] 세상 속으로 찾아가는 ‘새로운 교회’, 국내에 맞게 적용해야 (0) | 2019.06.29 |
[국민일보] 모바일로 예배드리고 설교 듣고… ‘모바일 크리스천’이 는다 (0) | 2019.06.29 |
4.[처음 맞은 종교인과세 어떻게 해야 하나] <4·끝> 종교인 과세 2018 그리고 2019 (0) | 2019.01.01 |